1957 경북 상주 生
시인, 소설가
(전) 국어교사
주변인과문학 편집인 역임
(현) 한송예술협회 회원
시집 : 『산속에 세 들다』, 『그곳, 청류동』, 『지상의 길』, 『사랑은 감출수록 넘쳐흘러라』
장편소설 : 『황산강』,
시감상집 : 『관광버스 궁둥이와 저는 나귀』
고목(古木)에도꽃이 피는 것이 아니다
늙은 나무도새순, 새잎으로 숨을 쉬고
열매를맺고 기른다
향기는 가둘수록 깊어지고사랑은 감출수록 넘쳐흘러라
온 겨울 꽁꽁 감추었던 푸른 꿈은천지사방 온 산천을 뒤덮고수십 년 묻어온 불씨솟구치는 구름 기둥을 붉게 태우며일렁이는 바닷물을 태워 달궈라
강물은 막을수록 부풀고사랑은 덮을수록 불길 더해라
사흘 낮 사흘 밤 봄비 젖어 내리더니 고샅길 따라 휘어진 무논에 파스텔톤 푸른 하늘이 깔렸다. 그런데 솜방이꽃 까치발하고 넘겨보는 저기 무슨 꿍꿍이가 있어 저리 환할까. 무논 얕은 물 속에 서너 개 움푹 파인 황소 발자국 안 햇살 조밀조밀 아물아물 몰려 빛난다."파드득" 올챙이 한 마리 알껍질 뚫고 튀어나온다. 하늘 한 자락이 술렁이고 낮달이 살풋 웃는다.
저놈 애빌까. 주먹만 한 두꺼비 한 마리 무심한 척 큰 눈 껌벅이며 지키고 앉아 있다.
"괜찮다. 맨날 지게 지던 어깨라 그냥 걸으면 허전하구나."신작로까지 오리 길 한사코 당신이 지고 와서 버스 뒤쪽 뿌연 먼지 속에 한 모롱이 돌아서고도 서 있던 아버지.
산다는 게
너와 나 이어져 통하는 것이라는늙어가는 아내가 있는 청류동 찻집엔한 백 년 싸우다마침내하심(下心)한뭇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물은 그 속에서 천 년을 두고 한결같이티 없는 웃음소리 흘려 내리네
청등(靑燈)
날개옷 꺼내어, 떠나왔던
고향별로 올라가고
나는,
하늘 두레박이 없네.